화석연료 자원
19세기 이후, 물질 문명의 발달에 따라 인류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는 증가하였다. 석탄을 에너지로 사용함으로써 산업 혁명이 일어나게 되었고, 그 후 석탄, 석유 및 천연 가스등의 화석 연료에 의한 에너지의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화석 연료가 주요한 에너지원이지만, 화석 연료의 유한성과 막대한 에너지의 수요는 에너지 자원의 다양화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20세기초까지 석탄이 중요 에너지 자원이었으나, 곧 석유와 천연 가스에 의한 유체 에너지로 대체되었다. 이것은 고체 연료인 석탄에 비해 사용이 편리하고, 사용 후 폐기물 처리가 편리하며, 생산 기술의 향상으로 가격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연료는 자원 부존의 편중 때문에 가격과 공급에 있어서 항상 불안정한 요소를 지니고 있어서, 우리 나라와 같은 석유 비생산국은 `석유 파동'이라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화석 연료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으로, 화석 연료의 부존량의 유한성과 또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으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의 개발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핵분열 및 핵융합 에너지의 사용량이 증가하게 되었고, 태양열, 지열, 풍력, 조력 등의 자연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종래의 화석 에너지를 대체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일부는 적용 단계에 이르고 있다.
석유와 석탄은 20세기의 주요 에너지 자원이며, 오늘날에도 총 에너지의 85% 이상이 화석 연료에 의존한다. 우리 나라의 에너지 의존도는 석유가 주류를 이루지만 천연 가스와 석탄의 의존도도 매우 크다. 따라서 화석 연료의 생성과 개발 과정을 이해하고 또 문제점을 다루어 봄으로써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개발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하겠다.
석탄(Coal)
석탄은 산업 혁명의 기수였다. 18세기에 들어와 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전통적인 수력과 땔감을 이용하던 제철업은 증기 기관과 석탄에 기초를 둔 근대 산업으로 변신하면서 문명 발전의 원동력 으로 그 기반을 이루었다. 그 후, 20세기에 들어와 석유가 본격적으로 각종 에너지 공급원으로 대체되면서 사양길을 걷게 되었지만, 1973년 석유 위기 이후, 석유 가격이 급등하여 공급량이 제약받게 되면서 다시 석탄의 중요성이 인식되었다.
특히 석탄은 자원량이 풍부하며 세계 각지에 널리 분포하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수요 증가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확인된 매장량만으로도 석유보다 더욱 오랜 기간(앞으로 약 300년) 사용 가능한 자원이다. 우리 나라는 강원도, 경상북도 등지의 여러 곳에서 석탄 광상이 분포하고 있다. 하지만, 1980년 이후 석탄 사용량의 감소와 생산비 증가로 인한 가격 경쟁 약화로 지금은 거의 폐광하거나 감소되고 있는 상태이다.
석탄의 성인
고생대 석탄기와 페름기 초와 같이 따뜻하고 습윤한 때에는 고사리류(pteridophyta)의 식물이 번성하여 큰 삼림을 이루었다. 그 때의 식물은 대체로 습지나 얕은 물밑에 뿌리를 박는 종류였으므로 죽어 넘어지면 물 속에 쌓여서 오랜 시간이 경과하는 동안에 대단히 두꺼운 층을 만들게 되었다.
마른 땅 위에서 죽은 식물은 곧 썩어 없어지나, 물 속에서는 산소의 부족으로 썩지 않고 거의 그대로 보존된다. 이 두꺼운 식물의 층은 토탄을 이루었다가, 지각의 침강으로 지층이 그 위에 두껍게 쌓여 위에서 가해지는 큰 압력과 지구 내부의 열인 지열을 받는 동안에 식물의 구성 성분인 수소·질소·산소의 대부분은 달아나 버리고 탄소로 치환되는 작용, 즉 탄화 작용을 받아 석탄이 생성된다. 식물이 변해서 석탄이 되는데는 박테리아의 작용과 부분적인 산화 작용에 의해서 진행되며, 최초의 탄화 물질은 토탄(peat)이다. 토탄은 그 위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압력을 받아 수분과 휘발 성분이 제거되고, 고정 탄소의 함량이 증가되면서 갈탄→ 역청탄→ 무연탄으로 변화된다.
석탄은 처음에는 거의 수평한 탄층으로서 형성된다.
죽은 식물이 퇴적하고 토사의 피복이 반복되면 탄층과 암석층이 샌드위치처럼 교대로 겹치게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루르(Ruhr) 탄전에서는 석탄기에 속하는 두께 약 4,000m의 지층에 약 100장, 총 두께 80m의 얇은 탄층이 협재되어 있다. 또한 조건이 잘 맞을 경우 1개 층으로 두께 수십 m에 달하는 탄층도 있으며 이와 같은 경우 노천 채굴도 가능하다.
지표로부터의 깊이가 얕은 석탄층은 표토를 제거시켜 노출된 석탄층을 기계로 채굴하는 소위 노천 채굴로 생산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강원도에 분포하는 탄전처럼, 많은 경우 탄층의 깊이가 깊기 때문에 갱도를 굴착하여 석탄층에 도달시켜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서 인력을 중심으로 채굴을 실시한다. 갱내 작업에는 가스 폭발, 탄진 폭발, 낙반 등의 위험이 많아 만반에 걸친 안전 대책이 요구된다. 채굴된 석탄은 분쇄되어 부유 선광, 중액 선광 등의 방법으로 좋은 품질 부분이 선별된다.
석탄층에는 식물이 성장한 삼림 부근에 쌓인 후, 그 자리(in situ)에서 형성된 원지 생성탄과 먼 곳으로 운반되고 그 곳에 쌓여서 만들어진 유이 생성탄의 두 종류가 있다. 세계적 큰 탄전은 대체로 원지 생성탄의 성인을 보여 준다. 1992년 현재 전 세계 석탄 생산량을 살펴보면, 상위국들은 중국(31.6%)이 첫째이고, 그 다음이 미국(23.3%), 인도(6.8%), 구 소련(5.5%) 순이며 남아프리카 공화국(5.0%)과 오스트레일리아(5.0%)가 비슷하게 뒤를 잇고 있다.
석탄의 종류
석탄은 크게 무연탄과 유연탄으로 구분되며, 역청탄, 갈탄, 토탄이 유연탄에 속한다. 석탄은 탄화 정도에 따라 네 가지 종류, 즉 무연탄, 역청탄, 갈탄 및 토탄으로 분류된다, 석탄의 휘발 성분이 5% 이하, 고정 탄소가 80% 이상으로 되면 흑연으로 변성된다.
무연탄: 탄화 정도는 90% 이상이며, 휘발 성분이 10% 이하이고 착화(着火)가 늦으며 불꽃을 일으키지 않고 타는 것이 특징이다.
역청탄: 탄화 정도는 80~90%이고, 휘발 성분은 10~40%이다. 착화는 쉽고 노란 불꽃을 일으키며 타서 화력이 세다.
갈 탄: 탄화 정도는 70~80%이고, 수분은 6~30%이다. 갈색을 띠고 아직도 수목의 구조가 보이는 부분이 있다.
토 탄: 탄화 정도는 70% 이하다. 땅 속에 묻힌 지 얼마 오래 되지 않는 것으로(수십 만 년 미만) 아직 식물의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석유(Petroleum)과 천연가스(Natural Gas)
19세기 후반 석유가 처음 개발된 후, 처음 불을 밝히는데 사용되던 석유는 가솔린 엔진의 발명으로 자동차나 항공기의 연료로 사용되면서 급격히 사용량이 늘었다. 특히 제 2차 세계 대전 후, 중동의 여러 나라에서 대규모의 유전이 발견되므로 인하여 세계 각국에 안정된 가격으로 석유를 공급하게 되면서 석유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석유는 오늘날 에너지 자원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며, 우리 나라도 총 에너지의 약 60%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는 에너지 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석유 화학의 기초 재료로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석유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자원의 고갈을 우려하게 되었다. 잘 알다시피, 석유 매장량은 중동과 북부 아프리카에 편중되어 있어, 석유 비생산국은 자국 에너지 소비에 충당할 석유의 확보에 노력해야 하는 실정이다.
석유의 성인
석유와 천연 가스는 대체로 함께 산출되며, 같은 화합물을 가지고 있어서, 그 기원은 동일한 것으로 본다. 석유와 가스는 지질 시대에 살던 생물이 남긴 유해이다. 석유와 가스는 탄화수소로 되어 있으며, 퇴적암층 내에 부존 하는데, 담수성 퇴적물보다는 해양성 퇴적물에 풍부하게 부존 한다. 원유와 가스는 고생대 이후의 모든 지층에서 산출되나 신생대 지층에 총 석유 매장량의 60%가 들어 있고, 중생대 지층에 25%, 고생대 지층에 15%가 들어 있다. 유기물을 함유한 지층이 석유를 생성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⑴ 퇴적물에 섞인 유기물이 호수나 바다 밑에 퇴적된 후, 환원 환경 속에서 박테리아의 작용을 받아 산소·질소·기타 원소가 제거되고 탄소와 수소가 남는 고분자 화합물인 케로젠(kerogen)이 된다.
⑵ 지층이 계속 쌓여서 유기물을 포함한 지층이 깊이 묻혀 열과 압력을 받아 원유로 변할 화학작용을 받는다.
⑶ 유기물이 점점 원유로 변해 가면서, 즉 성숙해 가면서 오랫동안 원유가 보존될 장소로 진입한다.
케로젠은 생물의 유해가 박테리아나 지열 작용에 의해 변성된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케로젠을 뽑아 실험실에서 가열시키면 석유나 가스를 생성한다. 이 사실로 미루어 석유는 케로젠의 열 분해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땅 속에서 생성된 케로젠이 석유가 되기 위해서는 열 에너지가 어떻게 공급되는 지를 알면 석유 생성 시기를 알 수 있다.
석유 지질학적 연구에 의하면, 석유가 생성되는 지온은 약 50~150℃이며, 평균적인 지온 상승률이 2℃/100m로 하면 석유 근원암이 매몰하여 깊이 1,000~3,000m에 달하면 석유 생성이 진행되게 된다. 평균 토사의 퇴적 속도를 2cm/100년으로 하면 석유 생성을 위한 소요 시간은 500만년 이상이 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시간은 신생대 초기에 해당되며, 전 세계 석유의 60% 이상이 신생대에서 산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근원암(Source Rock)과 저류암(Reservior Rock)
유기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가 원유를 생성시키는 케로젠을 풍부히 포함한 암석을 석유 근원암 도는 모암(母岩)이라고 하는데, 근원암은 유기질을 다량으로 포함한 흑색 내지 흑회색 셰일이나 이암이 적당하다.
근원암에서 생성된 케로젠이 지열을 받아 성숙되어 석유가 되면, 함께 만들어진 물과 함께 석유는 근원암을 둘러싼 다공질 암석층 (많은 경우는 사암이지만 가끔 석회암)으로 쥐어짜듯이 이동한다. 이것을 석유의 제 1차 이동이라고 하며, 근원암 주위의 다공질 암석을 저류암이라고 한다. 전 세계의 확인된 저류암의 종류를 살펴보면, 약 60% 정도가 사암이며, 나머지는 공극이 많은 탄산염암(40%)이고, 일부 파쇄암(<1%)이 되기도 한다.
석유의 이동과 집적(集積)
생성된 석유가 경제적으로 가치를 가지려면 퇴적암층 내에서 분산되지 않고 이동해서 집적되어야 한다. 석유의 이동 메커니즘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하수의 유동처럼 퇴적암의 속성 작용에 의해서 또는 모세관 현상의 연속적인 진행에 따라 극히 느린 속도로 지층의 압력·경사에 의해 계속 이동하며 이것을 석유의제 2차 이동이라고 한다. 이동 도중에 석유가 분산되는 일이 없고, 대규모의 석유 광상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저류암 위쪽에 치밀하고 침투율이 낮은 암석층 (예를 들어, 셰일, 암염, 석고 등)이 덮개암(cap rock)으로 존재하여야 하며, 석유를 가두어 놓을 장애물 또는 트랩(trap; 집적시키는 장소) 구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형성된 석유 집적체는 지각 변동 등으로 파괴되거나 유실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야 한다.
석유를 집적할 트랩 구조로는 크게 4가지 유형이 있는데, ① 배사형, ② 단층형, ③ 돔형, ④ 층서형 등이 있다. 그 중 80% 이상이 배사형 트랩을 보여주는데, 실제 석유 탐사는 석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석유를 배태할 만한 트랩 구조를 찾는 것이며, 대부분은 배사 구조를 갖는 지형을 탐사하는 것이다.
한편, 현재 확인된 전 세계 유전의 트랩의 깊이를 알아 보면, 트랩의 위치는 1,200m에서 2,400m 사이의 깊이에 존재하는 것이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3,000m 이상의 깊이에서는 석유가 거의 없는데, 석유를 찾기 위한 시추를 할 때도 대부분의 경우 3,000m 정도 내려가면 멈추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